이예주

"이예주는 신체와 감각, 기억 사이의 유동적인 관계에 주목하며, 석고라는 재료를 통해 비물질적 잔상 을 물질로 고정한다.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와 잔상, 무의식 속 형상이 서로를 침투하며 증식한 덩어리 로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. 이예주는 조각을 단순한 형상의 구현이 아닌, 몸의 움직임과 감각 이 스며든 연장된 신체로 바라본다. 그녀는 작업 과정 속에서 석고와의 촉각적 관계를 밀도 있게 다 듬으며, 그 안에 내재한 형상을 감각적으로 끌어올린다. 울렁이는 표면, 부유하는 색 입자, 매끈하지만 분절된 형태는 모두 몸의 기억과 조응하며 조각이라는 실재로 자리 잡는다.<br /> <br /> 이예주의 조각은 ‘있는 그대로의 감각’을 붙잡아, 그것이 머무를 수 있는 현실의 표면을 만들어낸다. 덩어리로 생장하는 조각은 특정한 재현을 지양하면서도, 어딘가 본 듯한 형상으로 우리 감각에 스며 든다. 이미지의 과잉 속에서 생성된 흐릿한 잔상은 그녀의 손을 거쳐 물질로 굳어지고, 관객은 그것을 다시 몸으로 느끼게 된다. 조각은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반응하며 신체화되고, 그 자체로 하나의 존재 가 되어 관객과 마주한다"

Sprouting Pillar

2025, 석고, 폴리스티렌, 아크릴, 182 × 37 × 38c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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